문화정책

전쟁과 아픔, 회복의 기록… 제주4·3과 산림녹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폴리트렌드 2025. 4. 14. 14:51

 

 2025년 4월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제주4·3기록물’과 ‘산림녹화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20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되었고, 기록문화 강국으로서의 위상 또한 한층 높아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산림녹화기록물 – 황폐한 국토를 푸르게 되살리다

6·25전쟁 이후, 한국은 심각한 산림 황폐화를 겪었습니다.
이후 정부와 국민이 함께 나선 대규모 조림사업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성공적인 산림녹화로 이어졌습니다.
산림녹화기록물은 이 과정에서 남겨진 정책 문서, 사진, 지도 등 다양한 자료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오늘날 기후변화 대응과 사막화 방지에 대한 세계적인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험은 환경 재건을 고민하는 개발도상국에게 현실적인 모델로 작용할 수 있고, 전 세계가 함께 직면한 기후위기 시대에 의미 있는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제주4·3기록물 – 기억하고 성찰하며, 화해로 나아간 기록

제주4·3사건은 1948년부터 약 7년 동안 발생한 민간인 희생과 국가폭력의 비극적인 역사입니다.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었고, 긴 시간 동안 그 진실은 제대로 밝혀지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등재된 제주4·3기록물은 피해자들의 증언, 진상조사 자료, 화해와 명예회복을 위한 국가적 노력의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기록은 단순히 한국 사회의 아픈 과거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인권과 평화, 화해의 가치를 실현한 희귀한 사례로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의미

두 기록물의 등재는 단순한 문화적 성과가 아닙니다.
이는 과거를 외면하지 않고 기록하고, 성찰하며, 세계와 그 경험을 공유하려는 국가적 의지의 표현입니다.

대한민국이 제출한 등재 신청은 2023년 1~2월 동안 국민 공모를 통해 접수된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쳤고,
2023년 11월 유네스코에 공식적으로 제출되었습니다.

 

그리고 약 1년 반의 심사를 거쳐 2025년 4월, 세계기록유산이라는 국제적인 인정을 받게 된 것입니다.


다시는 되풀이되어선 안 될 역사, 그리고 우리가 남긴 교훈

한국인으로서 이번 등재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세계기록유산의 본질은 ‘기억’에 있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이유는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이고, 우리의 기록이 세계인의 기억이 되었다는 사실은 다행스럽고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특히 제주4·3기록물은 국가폭력이 개인의 삶에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를 보여주며, 진실을 마주하고 치유를 선택한 사회의 용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책은 기록으로 남고, 기록은 역사가 되어 다시 정책에 영향을 미칩니다.
오늘날의 환경과 인권을 위한 노력은, 어제의 실패와 성공을 정확히 기억하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이번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과거를 품고, 미래로 나아가려는 대한민국의 발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