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대로 지연된 송전선 공사, 그 이유와 대안은?
최근 한국전력공사가 추진하는 동해안~신가평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이 또다시 연기됐다는 뉴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초 2026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했던 이 사업은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2027년 6월로 1년 연장되었습니다.
이 사업은 **신한울 원전(울진)**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가평, 동서울)**에 공급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약 230km의 송전선로를 설치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공사가 여러 차례 연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지역 이기주의" 때문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주민 반대의 이유, 그리고 보다 친환경적이고 수용 가능한 대안은 없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주민들이 송전선 공사를 반대하는 이유
1. 건강과 생존권에 대한 우려
- 고압 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노출이 암, 두통, 불면증 등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 아직 명확히 입증된 바는 없지만, WHO도 장기 노출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은 현실적입니다.
2. 자연 훼손과 재산권 침해
- 송전탑은 산림 파괴, 경관 훼손, 부동산 가치 하락 등의 문제를 초래합니다.
- 특히 청정 자연이 지역 자산인 농촌·산간 지역에서는 타격이 더욱 큽니다.
3. 절차적 정당성 부족
- 주민들은 대부분 **“이미 정해놓고 통보만 하는 형식적인 협의”**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 진정한 의견 수렴이 아니라, 일방적 추진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전력 당국이 고수하는 방식: 지상 송전탑
한전은 초고압직류송전(HVDC) 방식 중에서도 지상에 송전탑을 세우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 장점: 비교적 저렴하고, 기술적으로 안정적
- 단점: 경관 훼손, 전자파 노출 우려, 주민 갈등 심화
* HVDC는 High Voltage Direct Current의 약자로, 초고압 직류 송전을 의미합니다.
주민들이 제시하는 대안은?
1. 지중화(地中化) 방식
송전선을 지하에 묻는 방식으로, 전자파 걱정 없이 경관도 보존할 수 있어 주민들의 가장 선호도가 높습니다.
- 장점: 시각적·심리적 피해 없음, 환경 파괴 최소화
- 단점: 건설비가 최대 5배 이상 상승, 산악지형 시공 난이도↑
🔸 예시: 제주 HVDC 일부 구간은 실제 지중화 시공
2. 경로 변경 또는 우회 방안
- 주거 밀집 지역을 피해서 송전선을 국공유지나 산림 쪽으로 우회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 하지만 산림 훼손 및 타 지역 주민의 반발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3. 분산형 전원 확대
- 마을 단위 태양광, 소형 수력 등으로 지역에서 자체 전력 생산 → 대형 송전선 필요성을 줄이자는 주장도 일부 제기되고 있습니다.
공공성과 공감, 함께 가야
송전망은 국민 전체의 전력 안정을 위한 필수 기반이지만, 지역 주민에게는 건강과 생존권의 문제입니다.
‘공공의 이익’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의, 대안적 공사 방식의 적극 검토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에너지 전환의 시대, 전력 인프라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사회적 합의와 민주적 절차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동해안~신가평 HVDC 사업은 단지 전선 하나를 놓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미래를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기도 합니다.